랜섬웨어
뽐뿌 사용자들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자신들의 PC속 업무 관련 파일이 모두 암호화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뽐뿌의 한 사용자는 2년치 작업 파일이 모두 암호화되었다며, 이에 대한 피해 배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랜섬웨어의 근원은 영세한 광고 서비스
랜섬웨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4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을 통해 랜섬웨어가 대량 배포되어 많은 사용자가 랜섬웨어에 감염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인터넷 커뮤니티는 매번 랜섬웨어로 홍역을 치르는 것일까?
원인은 영세한 광고 서비스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홈페이지 곳곳에 광고가 삽입되어 있다. 인터넷 광고 단가는 계속 내려가고, 서버 유지비는 증가하니 어쩔 수 없이 다양한 광고를 홈페이지에 부착할 수밖에 없다.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구글 애드워즈처럼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제공하는 광고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영세한 곳에서 제공하는 광고 서비스도 부착할 수밖에 없다.
해커는 바로 이렇게 영세한 광고 서비스를 노린다. 먼저 영세한 광고 서비스의 호스팅 서버를 해킹해 랜섬웨어를 심는다. 그 다음 구형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플래시 플레이어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사용자의 PC에 침투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자가 특정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아도 악성코드가 보안 취약점을 통해 침투하는 방식을 '드라이브 바이 다운로드(Drive by Download)'라고 부른다. 해커들이 얼마나 영세한 광고 서비스를 노리는지 '멀버타이징(Malvertising, 온라인 광고를 통해 악성코드를 심는 해킹 방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광고 서비스 제공자들의 보안에 대한 무관심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대부분의 소규모 광고 서비스는 '오픈X'라는 오픈소스 광고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된다.
오픈X 자체가 보안에 취약한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고 있다. 문제는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구버전 오픈X를 이용하면서 보안 패치를 하지 않는 광고 서비스 제공자들이다.
이들이 바로 랜섬웨어를 퍼트리려는 해커들의 1순위 타겟이다. 클리앙, 뽐뿌의 랜섬웨어 사태는 이처럼 취약한 보안을 가진 소규모 광고 서비스를 무분별하게 홈페이지에 부착함으로써 일어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랜섬웨어, 해결책은?
한 번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파일을 복호화(암호해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해커가 비트코인을 통해 자신을에게 돈을 지불하면 복호화키를 보내주겠다고 유혹한다.
돈을 지불해서 복호화키를 받으면 다행이지만, 못 받는 경우가 더 많다.
게다가 돈을 지불하면 그만큼 해커가 더 기승을 부리게 된다. 추천할 만한 일이 아니다. 아쉽게도 사용자는 해당 랜섬웨어를 만든 해커가 검거돼 복호화키가 인터넷에 공개되길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PC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이 최선이다.
랜섬웨어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요한 내용이 담긴 파일을 모두 백업하는 것이다.
랜섬웨어는 가치있는 파일 대부분을 암호화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용자의 노력이 들어간 모든 생산성 관련 파일을 노린다.
현재 시중의 랜섬웨어는 50여종의 파일을 암호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doc, xls, ppt, txt, pdf 같은 문서 파일부터 avi, mp4, mov 같은 동영상 파일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jpg, png, bmp, psd, ai 같은 이미지 파일도 암호화한다.
zip, rar 같은 압축 파일도 랜섬웨어의 마수를 피해갈 수 없다.
올해 초 국내에 상륙한 랜섬웨어는 hwp 같이 국내에서 통용되는 파일까지 암호화하기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현재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0 이하 버전을 사용 중이라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IE 11, 엣지, 크롬 50, 파이어폭스 47 등 최신 웹 브라우저로 교체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랜섬웨어는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PC에 침투한다. 보안 취약점을 노리기 때문에 사용자가 exe, apk 같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침투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때문에 사용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공짜 사이트는 각종 광고로 도배되어 있다. 수익을 거두기 위함이다. 이 광고가 바로 보안 위협이다. 공짜 사이트는 저작권법 위반 때문에 구글 애드센스 같은 정상적인 광고를 걸어둘 수 없다. 때문에 각종 불법/성인 광고 위주로 광고를 걸어둔다.
영세한 광고 서버를 통해 제공되는 이 광고가 제대로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리 만무하다. 여기서 온갖 랜섬웨어가 배포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불법/성인 광고가 많으면 많을 수록 랜섬웨어에 감염될 확률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중요한 파일이 저장된 PC로 공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엄금해야 한다.
보안 취약점은 구형 IE와 플래시 플레이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윈도 운영체제에도 있을 수 있다. 랜섬웨어는 이러한 틈을 노린다. 때문에 사용자는 MS가 제공하는 보안 패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보안상식은 랜섬웨어에도 유효하다. 랜섬웨어의 경우 해외에서 먼저 유행하고 국내에 상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스퍼스키' 같은 해외의 유명 바이러스 백신의 대응이 좀 더 빠른 편이다. 기억해두자.
랜섬웨어 사태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자주 발생하고 포털이나 언론사 홈페이지에선 잘 발생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대로된 포털이나 언론사는 홈페이지 모니터링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비를 위해 광고 서비스에서 랜섬웨어나 납치 태그 등의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해당 광고를 차단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서비스 제공자로서 매우 무책임한 처사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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