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산(金錢山 667.9m)은 순천 낙안읍성에서 선암사로 가기 위하여 오공재를 넘어가다보면 좌측으로 낙안온천이있고 우측을보면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는 산이다.
금전산은 호남정맥 남쪽에서 특히 우뚝한 산봉인 조계산에서 뻗어나온 한 지맥이 남쪽으로 흘러내리며 고동산을 거쳐 일으킨 암산이다.
이 금전산의 옛이름은 쇠산이었으나 100여년 전 금전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금전산은 낙안읍성 뒤에 낙안의 큰 바위얼굴로 우뚝 서 있다. 정상부의 서쪽면이 모두 바위로 뒤덮여 특히 석양 무렵이면 붉디붉은 광채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이 첨탑처럼 솟은 암봉 사이를 비집고 한 줄기 등산로가 나 있으며 원효대, 의상대, 형제바위, 개바위, 등 기암들이 도열해 있다. 밑에서 보는 바위 암릉은 어느 바위산 못지 않게 압도적으로 보인다.
불재~암릉~궁굴재 갈림길~금전산 정상~금강암(의상대)~형제바위~낙안온천 코스
산행 초입인 불재의 오봉산쪽은 대형 축사가 있고 주차할 공터가 많이 있다.
산행 안내도(정상 3.4km)가 세워져 있는 넓은 길로 리본들이 산행 길잡이 역할을 한다. 20여 분을 진행해 가면 구능약수터가 나온다. 이어 암릉지대를 지나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궁굴재 삼거리가 나오고 정상에 도착할 수가 있다.
정상에는 돌탑과 금전산(667.9m) 정상석이 있고 조망은 잡목으로 가려 좋지 않다. 오히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의 낙안벌 조망이 장관이다. 정상에서 약 400m쯤 내려가면 금강암이 나온다. 금전산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마애불이 있는 의상대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구능약수의 유래 예전에 처사(處士)한 분이 득도하기 위하여 이곳에서 수도를 하는데 석굴 입구 위쪽에 있는 구멍을 통하여 하루 세끼분의 쌀이 나와 연명을 했다 한다. 하루는 손님이 찾아와 식량이 부족하자 쌀이 더 나오도록 부지갱이로 이 구멍을 쑤셔대자 쌀은 나오지 않고 쌀 뜨물만 흘러 내렸다 하며, 쌀 뜨물이 석영으로 입구에부터 있다. 또한, 석굴 안쪽 한면에 석유구가 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물이 신령스러워 공을 드리지 않거나 상스런 행위를 하고 물을 받으면 조금전까지 흐르던 물이 마른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낙안온천~금강암~금전산 정상
낙안온천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금전산(金錢山 667.9m)을 오르는 산길은 그다지 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만하지도 않았다. 산행 출발 전에 낙안읍성에서 올려다볼 때는 초가 너머로 암봉도 제법 보이긴 했으나 처음부터 숲이 짙어 과연 조망이 어떨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출발한 지 단 5분만에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낙안읍성을 기준으로 보면 드넓은 낙안벌 너머로 북쪽은 진산인 금전산, 동쪽은 좌청룡인 오봉산(592m), 서쪽은 우백호인 백이산(584m), 그리고 백이산에서 동남쪽으로 얌전히 흘러내린 안산인 옥산(97m)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물줄기는 금전산 동남에서 흘러들어오는 동내와 서남에서 흘러나오는 서내가 있는데, 모두 성벽의 바깥동면을 따라 흘러 옥산 앞을 지나 들판을 훑고 바다로 이어진다. 풍수로 보면 '옥녀산발형(玉女散髮形)'의 명당. 이는 '옥녀가 장군에게 투구와 떡을 드리려고 화장하기 위해 거울 앞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형국'이다. 낙안읍성 남쪽에 있는 평촌리 평촌못은 옥녀의 거울에 해당한다. 그래서 낙안 고을엔 옛날부터 미인들이 여느 지역보다 유난히 많다고 전한다. 다시 숲을 지나 얼마쯤 가자 본격적으로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서쪽으론 조계산에서 고동산을 거쳐 백이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마루금이 넌출거리고, 남쪽으론 풍요로운 낙안들판이 펼쳐져 있다.
낙안온천을 출발한 지 35분만에 집채만한 바위에 도착했다. 높이가 5~10m 정도 되는 이 바위 한 쪽엔 키가 비슷한 두 개의 바위가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있어 형제바위라 불린다. 그러나 1980년대 태풍이 불던 어느 날 밤에 아래쪽 동생바위가 허물어져 형님바위만 남았다. 하나만 남은 바위 생김새가 조금 날카로워 칼바위라고도 한다. 조심해서 올라갈 수 있는 형제바위 정상에서 땀을 식히며 내려다본 조망은 정말 일품이었다. 아침 안개가 접시 모양의 낙안들판을 뒤덮으면 옥산이 섬처럼 솟는 장관을 만날 수도 있는데, 애석하게도 이런 날은 일년에 며칠밖에 안된다. 형제바위를 지나 짧은 숲길을 벗어나자 문득 큰 암봉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동쪽 암봉은 동대, 서쪽 암봉은 서대인데, 절집에선 동대를 원효대, 서대를 의상대라고도 부른다. 산길은 두 바위 사이를 지나 서대인 의상대로 이어진다. 잠깐 오르자 금강암의 일주문 역할을 하는 바위굴이 나타났다. 지리산의 통천문 비슷한 바위굴엔 극락문이라는 글자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바위굴을 나서자마자 왼쪽으로 맑은 석간수가 반긴다. 시원한 샘물로 목젖을 적시고 산성 같은 예쁜 돌계단을 지나면 여염집처럼 보이는 금강암(金剛庵)이다. <승주향리지>에 의하면 '위덕왕 30년(583)에 금둔사가 창건되었고, 그후 의상대사가 금강암 문주암 등 30여 암자를 가진 큰 절로 중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금강암을 왼쪽으로 돌아가면 의상대로 오를 수 있다. 의상대 펑퍼짐한 바위엔 어른 키를 넘는 돌탑 한 기가 서있고, 그 옆 바위벽엔 최근에 새긴 듯한 마애불이 낙안들판을 굽어보고 있었다. 의상대 마애불의 눈길을 따라가 보니 과연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닐 정도로 장관이 펼쳐진다. 낙안들판과 금전산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의상대를 벗어나 정상을 향해 오른다. 산길은 암자를 왼쪽으로 돌아서 나있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금강암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요즘엔 등산객들이 늘어났고, 금강암 스님이 길을 다듬은 덕에 제법 널찍해졌다.
금강암을 떠난 지 20분만에 헬기장이 있는 전위봉이고, 여기서 평탄한 길을 2~3분 더 오르자 돌탑이 서있는 금전산 정상이 나왔다. 정상은 잡목숲에 가려 있어 조망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정상을 지나면 산길은 오공재, 그리고 불재로 내려가는 두 갈래로 나뉜다. '오공재 2.44km, 불재 3.4km'라 쓰인 삼거리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김씨는 오공재로 내려서는 길은 있으나 그다지 좋지 않고, 도중에 금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긴 해도 금둔사측에서 산길을 폐쇄했다고 한다. 우리는 애초에 계획한 대로 동릉을 타고 불재로 내려서기로 했다. 그러나 만약 낙안온천에 주차해 놓은 차 때문에 회귀산행을 해야 한다면 정상에서 다시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야 할 것이다.
동릉은 숲이 짙어 조망은 그다지 좋지 않았으나 부드러운 내리막에 호젓한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콧노래를 부르며 정상을 떠난 지 20분만에 궁굴재 삼거리에 도착했다. 팻말엔 '금전산 정상 1.2km, 불재 1.3km, 휴양림 1.2km'라 써있었다. 여기서 낙안민속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경사는 약간 있으나 부드럽다. 고갯마루에서 직진해 오르막을 5분쯤 오르자 비로소 시야가 트였다. 휴양림 아래의 낙안저수지 너머로 낙안들판이 살짝 보였고, 그 너머 멀리 벌교 고을이 어슴푸레 나타났다. 다시 15분만에 동남릉의 마지막 봉우리 정상에 도착했다. 이젠 내리막만 남았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쌀바위까지는 길이 제법 가팔라 초등학교 저학년은 조금 위험할 듯싶었다. 그래도 경치는 좋았다.
금강암 오름길에 잘 안 보이던 구절초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남도의 꽃답게 꽃송이가 제법 큼직했다. 마지막 봉우리에서 15분만에 도착한 쌀바위. 텐트 두어 동 칠 수 있을 만큼 평평한 터 한 쪽에 서있는 쌀바위는 높이가 4~5m 정도 되었는데, 욕심 많은 스님이 쌀을 많이 나오게 하려고 쌀구멍을 쑤셨으나 그 후로는 오히려 쌀이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바위다. 쌀바위 오른쪽 아래 바위굴 속엔 처사샘이라는 석간수가 있다. 이후로 경사는 완만했고, 산길도 제법 널널했다. 2~3분 정도 내려서니 천막 두른 약수암이 나왔고, 임도 같은 산길을 10여 분 더 내려가자 새하얀 억새와 보랏빛 쑥부쟁이가 반기는 불재 정상이었다.
산행코스
• 낙안온천→형제바위→금강암→금전산 정상→동릉→쌀바위→불재(약 2시간)
• 오공재→감나무단지→금전산 정상→금강암→형제바위→낙안온천
• 불재→(3.4km)→구능약수→금전산 정상→(0.5km)→금강암→(1.4km)→낙안온천(5.3km, 약 3시간)
• 현부자집→(0.7km)→공동묘지삼거리→(2.0km)→대치재→(0.9km)→금전산 정상→(0.2km)→헬기장→(0.5km)→철쭉능선→(0.5km)→헬기장→(0.2km)→제석산→(0.9km)→대치재→(2.7km)→현부자집(8.6km, 약 2시간 30분)
• 태백산맥문학관~대치재~남끝봉~신선대~제석산~헬기장~북동점~임도~생태도로~우령재~310.6봉~배재~사거리안부~내동마을표시석~오봉산삼각점~오봉산정상~임도~불재갈림길~안부~호사산~불재갈림길~~불재~구능수~590봉~궁굴재~금전산~오공재~342봉~406봉~호남정맥~519봉~482봉~빈계재~낙안읍성(약 1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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